<동의보감>에 ‘과실 중에서 밤이 제일 유익하다’는 기록이 있습니다. 밤은 ‘율자(栗子)’라고 해서 ‘성질이 따뜻하고, 기를 보하고, 위와 장을 든든하게 하고, 신기(腎氣)를 보하고, 배고프지 않게 한다’고 설명합니다.
조선시대 <승정원일기>에도 80대까지 장수한 영조가 몸보신을 위해 즐겨 먹었던 것이 밤이었다는 기록도 있다.
밤의 주요 영양소는 탄수화물, 섬유질, 칼슘, 칼륨, 인, 비타민 A∙B1(티아민) ∙B2(리보플라빈) ∙C, 니아신 등 5대 영양을 골고루 갖춘 완전 영양식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. 다른 전분음식에 비해 100g당 167kcal로 칼로리가 낮고, 칼슘이 풍부해서 성장기 어린이와 골다공증에 취약한 중년 여성에게 이로운 식품입니다.
밤의 단맛을 내는 성분이 위장기능을 보호하고, 소화가 잘 되도록 돕기 때문에 아침 공복에 먹어도 부담이 전혀 없습니다. 배탈이 잘 나는 아이나 설사가 심할 때 밤을 먹으면 정장 작용으로 뱃속이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.
밤의 노란 과육에는 ‘카로티노이드’ 성분이 풍부한데, 이는 비타민A로 전환되어 시력을 보호하고, 면역력을 높이고, 노화방지에 도움이 됩니다. 피로를 해소하는 비타민B1은 쌀의 4배 정도 함유되어 있습니다.
남녀노소 모두에게 이로운 ‘밤’
딱딱한 밤 겉껍질은 버리고, 속껍질은 모아서 완전히 바짝 말려주는 것이 좋습니다. 밤 속껍질은 ‘율피(栗皮)’라고 하는데, <동의보감>에 ‘찧어서 가루내어 꿀에 개어 얼굴에 바르면 피부를 탄력 있게 하여 노인의 얼굴 주름살도 펴지게 한다’라는 기록이 있습니다. 실제로 율피에는 떫은맛을 내는 ‘타닌’ 성분이 풍부한데, 항균작용을 하여 여드름이 잘 나고 모공이 넓은 지성피부에 좋습니다. 율피를 잘 말려 가루를 낸 후 꿀에 섞어서 팩을 하면 됩니다.
우리나라 연구진은 인지기능 장애나 퇴행성 신경 질환의 예방을 위해 율피 추출물로 인지기능 강화 약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확인했습니다. 즉, 율피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. 뜨거운 물에 율피를 우려 물처럼 마시거나 꿀을 좀 섞어 차로 마시면 됩니다.
밤만 되면 출출한 가족들을 위해 맵고 짜고 자극적인 야식 대신에 ‘찐밤’을 내보세요! 껍질을 벗기는 재미도 쏠쏠하고, 입에 넣으면 얼마나 달달하고 고소하게요~ 오늘 밤과 함께 행복한 밤 되세요
